양희은 “‘거리의 만찬’ 우리 여자 셋, MC 자리에서 잘렸다”

2020.02.06 13:06 입력 2020.02.06 16:07 수정

가수 양희은. 정지윤 기자

가수 양희은. 정지윤 기자

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1의 진행을 맡았던 가수 양희은이 MC 교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양희은의 발언 직후 시즌2 진행을 맡은 시사평론가 김용민은 MC직 하차 의사를 밝혔다.

양희은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거리의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함께 시즌1 MC를 맡았던 예능인 박미선, 가수 이지혜와 찍은 사진도 게시했다.

양희은의 이같은 발언은 갑작스러운 시즌제 개편으로 일각에서 제기된 ‘일방적 하차 통보설’을 뒷받침한다. 시즌1 MC들은 마지막 방송 2주 전쯤인 지난달 초 하차를 통보 받았다. 한 관계자는 “촬영장에선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5년도 같이 갈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마지막 방송 2주 전 하차 소식이 전해졌다. 다들 황당해 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강희중 KBS 시사교양2국 국장은 지난 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마지막회 촬영을 진행하기 이전에 MC들에게 연락해 충분한 설명과 함께 개편을 알렸다”며 “촬영장 분위기 등을 고려해 통상 개편을 한 달 앞두고 통보한다”고 했다. 시즌제로 개편된 데 대해선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10편 내외를 하고 판단하려 했고 그게 계속됐던 것처럼, 시즌제를 정해두고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양희은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거리의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양희은 인스타그램

양희은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거리의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양희은 인스타그램

2018년 7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거리의 만찬>은 1회 방송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 이야기를 담아내 주목을 받았다. 정규편성 이후엔 스쿨 미투 운동을 이끈 청소년, 성추행 위협에 노출된 여성 방문노동자, 성소수자 자녀를 둔 어머니 등 사회에서 소외되고 기존 방송 프로그램들이 잘 다루지 않던 주제를 다루며 여성·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해왔다.

‘수신료가 아깝지 않은 프로그램’이란 평가 속에 2018년 한국 YWCA연합회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 중 성평등 부문상,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한 ‘양성평등 미디어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오는 16일 시작하는 <거리의 만찬>시즌2는 새 MC로 시사평론가 김용민과 배우 신현준을 낙점했다. 시청자들은 특히 시즌2 MC로 선정된 김용민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프로그램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한 김용민은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을 두고 “강간해서 죽이자”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판 받았다. 또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피임약을 최음제로 바꿔서 팔자”는 취지로 말하는 등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 5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버닝썬 사건’을 연상케 하는 ‘버닝선대인’이라는 이름의 새 코너를 시작했다가 “성폭력·마약·불법촬영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웃음거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한 시청자는 지난 4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MC 교체를 반대하는 청원글을 올렸고, 해당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만1000여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김용민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다.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고 오늘 여러분께 알리게 됐다. 앞으로 <거리의 만찬>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김용민 ‘거리의 만찬’ MC직 사의 표명 “명성에 누가 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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